[아침 일찍 어딜 가시나요]
언제나의 습관처럼
노을아우의 번개 공지를 보고 인터넷에서 주변 검색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눈에 팍~ 꽂히는 곳이 있었으니 바로 [두물머리]입니다
두물머리라는 용어는 이곳의 지명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두개 이상의 강이 만나서 하나가 되는 지점의 순 우리말입니다
내 기억 속 두물머리는 돛단배입니다
블로그에서 사진으로 보아오던 돛단배... 그게 늘 찍어보고 싶은 장면이었습니다
그래... 이번에 여길 가봐야겠다
같은 방향에서 출발하시는 청계님을 살살 부추겼는데
눈치 없는 형님할배아저씨 단칼에 [너 혼자 가~~~!!!] 그러십니다
(사실 가는 길도 모르고 혼자 새벽길 운전하려니 심심할 것 같기도 하고...^^;)
(손주 봐주러 월곶에 가신다더니 나중에 알고 보니 경기도 인근 좋은 곳은 혼자 다 다니셨음)
(조사하면 다 나와... 공범은 [장독]이라는 남정네랑 [푸른안개비]라는 묘령의 여인이었음... ㅡ.-ㅋ)
(고로, 삼복더위에 인어공주님 혼자서 생고생을 하셨음)
(다음에 만나면 인어공주님만 맛난 거 사드릴 생각임 ㅋㅋ)
두물머리 도착 시간을 5시 30분으로 예정하고
대구에서 새벽 1시에 출발했습니다
네비가 가자는대로
이렇게 저렇게 암튼 컴컴한 두물머리에 도착했는데
어디가 어딘지 뭐가 뭔지 아무 것도 모르면서 일단 카메라랑 삼각대 들고
앞선 사람 궁뎅이만 보고 따라갔습니다
물가엔 벌써 삼각대가 일렬횡대로 늘어서 있고
겨우 한자리 차지하고 삼각대를 펼쳤는데 아무리 노안이라 눈에 보이는 게 없다지만
돛단배는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질 않습니다
내가 엉뚱한 곳으로 왔나?
내가 올 것을 예상하시고 청계님이 어디다 감추셨나?
큰물에서 놀자하고 어부가 서해바다로 몰고 가버렸나?
주변 진사님께 여쭤봤으나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고
날이 다 밝고 삼각대 접어 차로 돌아오다 보니 한쪽 구석에서 자빠져 자고 있는 우리의 돛단배...
자알~ 한다~
확실히 21세기는 정보가 생명인 가 보다
미리 알았더라면 - 돛단배가 요즘은 자빠져 자는 하면(夏眠) 기간이라는 걸 -
그 새벽에 펭귄 댕댕거리는 소리 안 들었어도 되는데
다음날 새벽에 장거리 간다는 강박관념에
깜빡하고 죽을 때까지 날마다 두 알씩 먹어야하는 약을 안 먹고 자는 바람에
다음날 장거리에 등산까지 강행군을 했더니 며칠동안 나사 빠진 태엽시계처럼 헐렐레...
돛단배는 없었지만 그래도 좋았습니다
어마어마한 안개가 두물머리를 감싸고 건너편 산위로 올라오는 일출도 장관이었고
뭣보다 안개가 살며시 스며든 좁은 두불머리 진입로가 너무 좋았습니다
지 카메라는 아예 차에 두고
내가 커피마시는 동안 내 카메라로 두물머리 거미줄이나 찍고 있는
펭귄의 엉뚱함을 구경하는 것도 가관이었고... (나 원 참...)
(어쩐지 내 카메라를 노리는 수작의 전초로 보여 현재 긴장하고 있음... -_-+)
(최근 들어 나한테 잘하는 게 더 수상함 ㅡ.-ㅋ)
두물머리 사건으로 짐작컨대
내 주변엔 가족으로 위장한 그리고 아군으로 위장한 적군이 너무 많은 것으로 판단됨 -_-+
자주국방 ???!!!
(잘 될지는 모르지만...)
건강하세요
EOS 1Ds MarkⅢ + EF 28-300mm f/3.5-5.6L IS U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