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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노래 (시)

사랑은... [0033]

 

 

 

 

 

 

 

 

 

 

 

 

 

사랑은... [0033]

 

海心 조영오

 

우리를 이 세상에 오도록 했고

또 다른 우리가 이 세상에 오도록 해야 할 의무이며

그 우리에게 우리를 알려줄 이유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 어디에서도 그건 변할 수 없으며

그 어떤 장식도 필요치 않다

 

세상 전부가 그것이지만

그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니기에

사랑은... 없다

 

 

2015 01 08

 

 

 

 

 

 

 

 

 

 

 

 

 

 

 

 

 

 

 

 

 

 

 

 

 

처음 [사랑은...] 이걸 시작할 땐

언제까지 얼마나 쓸지 전혀 정해둔 게 없었습니다

뭔가 생각날 때마다 하나 둘 써놨구요

 

그런데 써다보니 문득

내가 사랑을 논할 자격이 있느냐...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게 됐습니다

내 생각을 꾸려가는 곳이 여기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숫자 3이 두 개 겹치는 33번에서 끝낼까 합니다

아무 생각 없이 계속 쓰기로 하자면 3333번인들 못 가겠습니까마는

글 소재는 무한정이니 뭔가 새로운 소재로 써볼까 합니다

 

그동안 올렸던 거랑

올리려 했던 것들 한꺼번에 모아서 올리면서 [사랑은...]을 마칩니다

다음엔 뭘 쓸지 생각 좀 해봐야겠습니다

 

 

사랑은

 

0001 사랑은... 숙임과 까치발이다

0002 사랑은... 생각이라는 포도주에 재운 맛있는 고기다

0003 사랑은... 마주 잡은 두 손의 땀의 농도와 비례한다

0004 사랑은... 하나의 이어폰을 나누어 듣는 것이다

0005 사랑은... 너는 거기 나는 여기가 아니라 우리는 여기다

0006 사랑은... 눈물로 피고 눈물로 지는 꽃이다

0007 사랑은... 누군가가 내 가슴에 하는 낙서다

0008 사랑은... 행복과 불행 사이에 떨어진 럭비공이다

0009 사랑은... 혼자하면 게임이고 둘이하면 전쟁이다

0010 사랑은... 눈물샘의 비밀번호다

0011 사랑은... 두 마음이 분칭(分秤)에서 수평을 이루는 곡예다

0012 사랑은... 내가 내가 아닌 네가 될 때 완성된다

0013 사랑은... 상한가와 하한가가 공존하는 울렁증이다

0014 사랑은... 백팔번뇌(百八煩惱)를 거느린 폭군이다

0015 사랑은... 죽는 날까지 해야 하지만 완성은 없다

0016 사랑은... 산타가 아닌 내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0017 사랑은... 사랑만으론 결코 얻을 수 없다

0018 사랑은... 성한지 썩었는지 모르는 발목에 묶인 번지점프 줄이다

0019 사랑은... 약간의 어제와 대부분의 오늘, 그리고 티끌만큼의 내일이다

0020 사랑은... 입으로만 떠드는 감독이 아닌 최선을 다해 달리는 선수다

0021 사랑은... 환호와 눈물을 양손에 들고 있는 것이다

0022 사랑은... 극락과 지옥의 갈림길에 있는 주막이다

0023 사랑은... 젖꼭지 하나는 빨고 하나는 손으로 감싸는 아기 같은 욕심쟁이다

0024 사랑은... 룰렛(roulette)게임이 아니라 러시안룰렛(Russian roulette)게임이다

룰렛 [roulette]

빨간색과 검은색이 번갈아 칠해져 있고 각 칸마다 숫자가 적혀 있는 바퀴를 돌린 후, 작은 구슬을 바퀴와 반대 방향으로 굴려서 구슬이 어느 칸에 멈출 것인가에 돈을 거는 도박 게임

 

러시안룰렛 [Russian roulette]

회전식 연발 권총에 총알을 한 발만 넣고 총알의 위치를 알 수 없도록 탄창을 마구 돌린 뒤에 두 사람 이상이 차례로 자기 머리에 총구를 대고 방아쇠를 당기는, 목숨을 거는 내기

0025 사랑은... 카푸치노처럼 부드럽지만 식으면 라떼처럼 비리다

0026 사랑은... 서로를 주고받는 물물교환이다

0027 사랑은... 유행을 타지 않는 질긴 갑옷이다

0028 사랑은... 눈 뜨고 꾸는 꿈이다

0029 사랑은... 빛보다 빠르고 거북이보다 느리다

0030 사랑은... 몸이 아닌 마음으로 품으면 참 쉽다

0031 사랑은... 물위에 그리는 그림이다

0032 사랑은... 아흔아홉의 가식 속에 존재하는 하나의 진실이다

0033 사랑은... 솜털처럼 부드럽지만 관리에 소홀하면 깃털처럼 뻣뻣해진다

0034 사랑은... 뜨거운 눈물과 긴 탄식으로 만든 외로움이다

0035 사랑은... 궤양만큼 아프고 쥐내림 만큼 저리다

0036 사랑은... 암흑 속에서 체취만으로도 서로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0037 사랑은... 흐린 하늘위에 푸른 하늘이 있음을 아는 것이다

0038 사랑은... 두 마음의 물물교환이다

0039 사랑은... 정신과 육체를 레시피[recipe]로 만든 가장 맛깔스런 음식이다

0040 사랑은... 배신이랑 등을 맞대고 있다

0041 사랑은... 무법자다

0042 사랑은... 모든 감정 위에 군림하는 일기당천(一騎當千)이다

0043 사랑은... 간절함이라는 속을 태연함이라는 피()로 감싼 만두다

0044 사랑은... 피아니시시모[pianississimo]로 시작해서 포르티시모[fortissimo]를 거쳐 피아니시시모[pianississimo]로 끝난다

0045 사랑은... 늘 마지막의 연속이다

0046 사랑은... 윙크하면서 흘리는 눈물이다

0047 사랑은... 서로의 눈물을 닦아주는 마음의 손수건이다

0048 사랑은... 빠져들수록 외로워진다

0049 사랑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지독한 감정이다

0050 사랑은... 자칫 가장 슬픈 추억일 수 있다

0051 사랑은... 천상이 아니고 속세다

0052 사랑은... 젊은이에겐 치매를 늙은이에겐 회춘을 주는 마약이거나 명약이다

0053 사랑은... 행복할 것 같지만 실제는 불행인 경우가 더 많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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