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점심 무렵에 전화가 왔다
상냥하고 아리따운(?) 여자 목소리가 나를 찾는다
이게 뭔 일이지...?
뭔 일로 여자가 할배를 찾지...?
평화 방송국 이란다
양xx PD라고 자기소개를 하더니
인터뷰 요청을 해도 되겠느냐고 묻는다
내용인즉슨 요즘 우리 현장 인근에서 나오고 있는 민원에 대한
공사 감리단장(내 직책) 의견을 듣고 싶다는 거다
이것저것 질문을 하고
나는 나름대로 어느 쪽에도 피해가 없도록 요령껏(?) 대답을 했더니
PD 왈 저녁 6시 " 함께하는 세상, 오늘 " 시간에 전화를 다시 한단다
내가 “생방송 입니까?”했더니 “네” 란다
머시라?
생방송이라고?
아무리 목소리만 나오는 라디오(FM 99.9Mhz)라고 하지만
갑자기 생방송에 출연 하라고?
분장도 안했고 미장원도 안다녀 왔는데?
메일을 보낸다고 한다
메일에다가 좀 전에 통화한 내용 중에서
질문 사항을 간추려 보내줄 테니 대충 답변준비를 좀 해달란다
허어~ 우째 이런 일이...
다른 현장에서 TV 녹화 인터뷰는 몇 차례 했었지만
생방송 출연은 처음인지라 은근히 걱정이 되는 게
실수하면 어쩌지...
메일이 왔다
질문 내용이랑 방송시간 등등을 상세하게 적어서 보내온 거다
날마다 접하는 내용인지라 별도로 준비할 건 없고
지역 주민들과 발주처 그리고 우리현장
모두에게 피해를 주거나 난처하게 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요령껏 답변하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충 답변 준비를 하고 있으니
방송 10분전에 확인 전화가 왔다
(그 PD 정말 목소리 예뻤다)
준비 되셨냐길래 그렇다고 했더니 다시 전화 한단다
그런데 우리 사무실에서 방송이 잘 안 잡힌다고 했더니
인터넷으로 들어가면 들을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나는 전화상으로 다 들리니 걱정하지 말라고...
잠시 후 다시 전화가 오고
먼저 주민대표와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나는 전화상으로 우리 직원들은 인터넷으로 (약간의 시간차가 있었음)
듣고 있자니 주민대표와 인터뷰가 끝나면서
진행자가 나를 부른다
그런데 진행자는 무뚝뚝한 남자다
(인터뷰 내용)
1.어민들 입장을 들으셨는데요
현재 남창교가 설치돼 있는 주변 환경은 어떻게 돼 있습니까
이곳은 완도군 달도와 해남군 남창을 연결하는 구간으로
현재 사용 중인 남창교는 1999년 5월에 준공 되었고 사용하지 않는 구교 하나와
교각만 남아있는 첫 교량이 하나 있는데 사용하지 않는 두 교량은 철거하는 걸로
본 공사 설계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2.현재 도로확장공사는 남창교가 끝나는 지점에서 4차선 공사가 착수됐다가 해남군의 반대로 공사가 중단돼 있죠.
그런데 이 공사는 바다를 매립하는 것으로 아는데 어떤가요 ?
네 그렇습니다.
당초 건교부 사업계획은 남창리 구간을 기존도로를 확장하는 걸로 돼 있었습니다.
설계 과정에서 01년 2월 26일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노선 설명회까지 마친 상태에서
01년 6월 8일 해남군에서 870명의 날인을 첨부하여 공유수면으로 선형을 변경해 달라는 건의공문을 익산지방국토관리청으로 제출해 현재 노선으로 재설계 된 것입니다.
3.지금 주민들 입장에서는 기존 남창교 다리가 있는 곳이 해협이 협소한데다
교각이 서 있어서 조류소통에 지장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들인데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 부분은 본 공사 착공전의 일이고
또 본 공사 구간 밖의 사항이라 제가 공식적인 입장을 거론하기가 좀 그렇네요
그 부분은 필요하다면 전문기관에서 구체적인 조사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4.해남군이나 주민들은 도로공사와 관련해 바다를 매립할 것이 아니라
진도대교처럼 다리형태로 건설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 부분은 해남군에서 공유수면으로 선형변경 요청 시 교량으로 건의를 한 게 아니고
기존도로와 변경선형 사이의 공간을 동시에 매립하여 부지를 활용하고자하는
취지의 건의였던 것으로 압니다.
그리고 본구간은 진도대교처럼 섬과 섬 혹은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연륙교가 아니고
도로 확장을 해남군 건의에 의해 공유수면으로 하는 것입니다.
진도대교처럼 교량으로 한다는 건 공사비로 추가되는 수백억 원의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는 것이므로 차라리 당초 설계대로 기존도로를 확장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봅니다.
5.바다매립은 자치단체장의 승인이 있어야 되는 것으로 아는데 어떤가요
인허가자는 해양수산부 장관이구요.
관할 지자체에 공유수면 매립 기본계획반영요청 협의를 한 다음
해양수산부에 매립인가 신청을 하도록 되어 있는데 현재 해남군에서
이번 지역주민들의 남창교 철거 건의를 이유로 협의가 중단된 상태입니다.
6.이와 관련해 지역민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어려운 여건 하에서 생업에 종사하시는 주민들의 건의 내용은 충분히 이해를 합니다.
저를 비롯한 남창 - 삼산 도로 확장공사 전 종사자는 이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길 바라구요.
아울러 국가 백년대계를 위하여 시행중인 본 공사에 많은 협조 당부 드립니다.
감사 합니다
약 10분간의 인터뷰가 끝나고
나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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