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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넋두리 (수필)

마지막 할 일

내 안에 가득한 이것은 무엇일까

 

순서도 없고 형식도 없이 그저 박쥐의 소굴 같은

 

이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x 축으로

 

y 축으로

 

그도 아니면 2차 방정식으로

 

질서 정연하게 나열됐으면 좋으련만

 

 

 

장마철

 

지렁이 지나간 흔적처럼

 

자꾸 꼬이기만 한다

 

 

 

사는 게, 산다는 게 이런 거구나

 

 

 

그렇게 어설픈 위안을 해보지만 내 스스로 그건 턱없는 위안이란 걸 알기에

 

달빛에 아롱지는 나무 그림자처럼

 

내가 나의 생각 속으로 최면 되고 만다

 

 

 

오래 전 언젠가 어떤 분 문집에

 

[마음을 비우면 더없이 편합니다]라고 쓴 적이 있다

 

다른 분께 그러라 해놓고 정작 나는 가득하다

 

가득하다 못해 넘치고 있다

 

 

 

 

이게 무슨 황당한 짓인가

 

난 가식 假飾으로 이루어진 존재인가 보다

 

무엇에 이리도 미련이 많은 걸까

 

무슨 미련이 남아서 이렇게 욕심을 부리는 걸까

 

정말 비워야 하는데...

 

 

 

 

만약,

 

나에게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지금 나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비우는 거다

 

하나라도 더 비우면 그만큼 나는 가벼워지고

 

그만큼 나는 자유로울 것이다

 

 

 

 

비우자

 

비워라

 

 

 

내가 나에게 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다... 비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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