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소사 이외의 장소에서 처음 만난 복수초]
어제... 그러니까 일요일이죠
원래는 거제에서 독수리 번개가 있었는데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에...
전날인 토요일도 날씨는 잔뜩 찌푸렸지만
그렇다고 방콕하고 있기엔 시간이 너무 아깝잖냐는 [자기위안적]인 생각에 수목원에 갔습니다
지난번 갔을 때 별로 찍을만한 게 없었는데 불과 며칠 사이에
몇몇 꽃들이 방긋방긋 웃고 있더군요
이 나이가 되도록 살면서
아직도 나는 나의 아집만 믿고 있나봅니다
[오뉴월 뙤약볕 하루가 무섭다]는 속담도 있는데 말입니다
금요일 오후에 팔공산에 갔었는데
지난번 [흰현호색] 찍은 근처에 복수초가 피었더군요
그 역시 그땐 보질 못했는데 어쩌면 [못 본 게] 아니고 [안 본 게] 옳은 표현일 겁니다
맨땅인 그곳에 뭐가 있으랴는 나의 얄팍한 생각에 눈길조차 주질 않았거든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살아온 날들보다 더 많은 후회와 반성을 했었을 텐데
나는 왜 아직도 내 스스로의 아집에 갇혀 살아가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것에서 벗어나고자
나름 노력도 하고 생각도 많이 하건만
지나고 보면 정도의 차이와 때깔의 차이만 있을 뿐
나는 어제도 그 속에서 살았던 것 같습니다
나를 제외한 세상만사 모든 것
그 모든 것이 나의 우민함과 옳지 못함을 깨우쳐 주는 스승이라고
생각은 그렇게 합니다
아뇨, 생각만요...
야생화 한 송이
그를 만나면 조금만 멀리서 하다못해 반걸음이라도 떨어져서 바라보자
그리고 그렇게 내 카메라에 담자 수없이 다짐을 하건만
오늘도 나는 꽃을 만나면 꽃이 도망갈새라
렌즈 한계점까지 다가가고 맙니다
그 꽃은 나에게 한걸음만 물러서서 바라봐 줄 것을 애타게 바라는데...
내 스스로에게 여유가 없나 봅니다
내 스스로에게 믿음이 부족한 가 봅니다
시간을 쪼개 사진 한 장 찍던 때와는 달리
지금 나에게 있는 거라곤 시간 뿐이건만 늘 쫓기듯 삽니다
삶에 여유가 없음에 나와 꽃 사이에 거리를 두지 못하는 가 봅니다
아침에 눈뜨면 [오늘 뭘하지...]하는 생각에 한숨부터 쉬면서...
며칠 완도에 다녀올까 합니다
혹시 압니까... 거기 가면 좀 여유가 생길지
별 기대는 안 합니다
다만, 거기선 꽃에서 반걸음이라도 떨어질 수 있기를 바랄뿐...
건강하세요
EOS 1D MarkⅡN + SIGMA Macro 50mm F2.8 EX D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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