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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호색과 두해살이풀 괴불주머니
얘를 왜 여태 번호를 안 붙였는지 모르겠네요
덕분에 상여금 받은 기분이긴 한데 암튼 심각한 치매는 분명합니다
정말 흔한 녀석인데...
노란색 꽃이 피는데요
맑은 날 보면 그냥저냥 봐줄만하긴 한데
선뜻 정이 가진 않습니다
*****
현호색과 두해살이풀 산괴불주머니
붕어빵엔 붕어가 안 들었지만
괴불주머니가 산에 살면 산괴불주머니입니다 (물론 생긴 게 좀 다릅니다)
우리나라 전역에 흔하게 있습니다
그런데 얘를 캐가는 아짐도 있더군요
도대체 얘를 왜 캐가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여러해살이도 아닌 두해살이를...
***
사진을 쨍한 날만 찍을 순 없습니다
물론 얘를 찍으려고 비오는 날 산에 올라간 건 아니지만
빗방울 매달고 있으니 제법 봐줄 만 했습니다
올해 봄부터 지금까지 정말 열심히 달렸습니다
슬슬 번호 붙일 녀석 찾는 게 지겨워지려는 낌새가 있더라구요
그래서 얼른 1000번 채우자는 생각에...
죽자사자 정말 만사 젖혀두고 달렸습니다
어제까지 달렸더니 이제 1004번까지 번호 붙일 거 장만했습니다
어제 달리던 중에 이제 3년 된 차가 140,000km 돌파하더라구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미친 짓입니다
어젠 새벽 4시 좀 지나서 집을 나섰는데
오후 6시 넘어 집에 도착하니 가볍게 800km
딴엔 시간 아끼려고 빵으로 아침 점심 먹으며 달렸습니다
그렇게 달려 겨우 번호 1개 주워왔으니
조선팔도에 이런 비효율적인 짓이 또 어디 있을라구요
그것도 백수 주제에...
어쨌거나 어제까지 달려서 우리 토종 초본류로 1004개 채웠습니다
목표했던 번호를 채웠으니 이제 미친 짓은 좀 자제를 하고
본연의 나로 돌아가야겠지요
꽃을 안 보고 살 순 없으니
틈틈이 가까운 곳으로 바람도 쐴 겸 가끔 나들이 한번씩 하고
지난 몇 년간 정신줄 놓고 살았던 짓은 안 하려합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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