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어디 가세요?]
[무식이 용감]이라는 우스개 소리 아시죠?
지난 주말에 제가 바로 용감한 [날라리 찍사]였다는 거 아닙니까!
지금까지 디지털 카메라는 4대째 사용 중인데
누구나 다 사용하는 [RAW]를 첫 카메라인 [EOS 20D] 때 테스트삼아 몇 장 찍어 보고
그 이후로 [RAW + JPG]로 몇 번 찍어본 적은 있지만
[RAW]로만 찍은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말에 뭔 생각으로 그랬는지 (사실은 바꾼다고 바꾼 게 잘못 바꾸는 바람에)
[RAW]로 수백 장을 찍었다는 거 아닙니까
[포토샵]이라도 할 줄 안다면야 시간이 걸려서 그렇지 별 문제는 아닌데
문제는 내가 [포토샵]은 열 줄만 알지 뭘 어떻게 하는지조차 모르거든요
그래도 [포토샵]을 직업으로 하는 애플이가 있으니
평소에 지가 바쁘면 내가 대신 [포토스케이프]에서 리사이즈를 해준 공로(?)가 많으니
이참에 그 은혜에 보답을 하겠지
개 코다... 였습니다
해주는 건 고사하고 내 컴퓨터에 [CS3]래나 뭐래나 프로그램 하나 깔아주면서 온갖 생색을 다 내고
번개처럼 빠른 속도로 한 장 휘리릭~ 시범 보여주더니 그대로 하라네...
그거 한번 시범 보고 그대로 할 수 있을 거라면
나도 그걸로 밥 먹고 살지...
온갖 구박과 멸시를 꿋꿋하게 견뎌내며
오로지 블로그에 포스팅 하겠다는 일념으로 노안에 힘줄 세워가며 두어 장 해봤지만
이건 뭐 도무지 뭐가 뭔지 알지도 못하겠고
사진 옆에 뭔 작대기는 그렇게나 많은지
어떤 상황에서 어떤 작대기를 건드려야 되는지
아... 이런 걸 두고 [장님 코끼리 더듬기]라고 하는구나...
애처로운 눈빛으로 두어 번 쳐다봤지만
돌아오는 건 싸늘한 배신감뿐이고
사진 한 장 어찌어찌 해가지고 저장까지 하는데 10분도 더 걸리니
500장 * 10분/장 = 5,000분
5,000/60 = ??????????????
앓느니 죽고 말지...
차라리 블로그를 뽀싸삐고 말지...
에라~ 모르겠다
[홧김에 서방질]한다고 하더라
아주 오랜만에 [한게임 포카]나 한판...
그런 심보로 신성한(?) 도박에 임했으니 도박인들 잘 될 리가 있나요
신나게 밟히고 째지고 하다가 문득?
평소에 내가 리사리즈 할 때 사용하는 [포토스케이프] 바탕화면에서 뭔가 본 듯한...
얼른 열어봤더니 [RAW ---> JPG] 변환기능이 있더라는 거 아닙니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더니만...
그런데 변화하는데 시간이 엄청나게 걸리더군요
더 문제는 그걸 변환하는 동안 다른 작업은 전혀 할 수가 없다는 거
변환창이 화면 중앙에서 요지부동입니다
처음으로 [RAW]로 찍고 변환을 해봤는데
내가 알기로는 [RAW]는 카메라에서 사용자가 지정하는 게 적용이 안 된
순수한 카메라 본연의 상태로 촬영이 된다고 하더군요 (이 부분은 확실한지 모르겠음)
그래서인지 평소에 [JPG]로 찍은 것과 비교를 해 보니
첫째 사진이 미세하지만 좀 소프트한 것 같습니다 (샤픈 적용이 안 된 탓인 듯)
둘째 색감이 좀 푸석(?)한 것 같습니다 (픽쳐스타일 사용자 지정이 안 먹힌 듯)
이제 [RAW] 겨우 백여 장 들려다 본 주제에 뭘 이러네 저러네 하겠습니까
그냥 와 닿는 첫 느낌이 그렇더라... 이겁니다^^;
어쨌거나 [RAW]는 나랑 전혀 동행할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냥 산에서 들에서 철푸덕 철푸덕 찍어 와서 느긋하게 하루에 천 장 쯤은 가볍게 리사이즈하는
지금까지의 방식이 내겐 아주 딱인 것 같습니다
나는 지금의 내 사진에 만족합니다
결코 자만도 아니고 만족은 더더욱 아닙니다
늘 드리는 말씀이지만
사진이 나에게 밥줄이라면 파란에서 블로그도 한번 못해보고 몇 년 전에 굶어 죽었을 겁니다만
다행스럽게 사진은 나의 취미입니다
오로지 취미로 하는 사진이기에
이만하면 혐오감 줄 정도는 아니라는 위안을 스스로에게 합니다
모르죠... 이런 걸 자만이라고 하는지...
건강하세요
EOS 1Ds MarkⅢ + EF 28-300mm f/3.5-5.6L IS USM
EF 16-35mm f/2.8L USM
EF 24-70mm f/2.8L U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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