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오동과 한해살이풀 까치깨
초여름부터 늦여름까지 피는 녀석인데
꽃이 차분하면서 한편으로는 깜찍한 느낌을 줍니다
꽃받침이 꽃잎에 밀착을 해서 차분하고 암술 끝에 마치 연지 바른 것처럼 빨간 점이 있어서 깜찍합니다
한해살이풀의 특징 중 하나가 무리지어 사는 건데
얘들은 이 자리에 이사 온지 얼마 안 되는지 하나씩 밖에 없었습니다
몇 년 지나면 참한 자생지가 될 듯 합니다
*****
벽오동과 한해살이풀 수까치깨
까치깨가 연지 바른 여자처럼 생겼다면
이 녀석은 머스마처럼 좀 밋밋하게 생겼습니다
그리고 둘을 구분하기 가장 좋은 포인트는 이 녀석의 꽃받침이 뒤로 완전히 젖혀진다는 겁니다
동일한 지역에선 이 녀석이 까치깨에 비해 개화 시기가 좀 늦은 듯 합니다
그리고 동일한 지역에선 이 녀석이 좀 더 덩치가 큰 것 같은데
이 부분은 꼭 그런 건 아닙니다
제가 금년 들면서 주말엔 거의 포스팅을 안 했습니다
365일 있는 거라곤 시간뿐인 날라리 백수 주제에 꼴에 주말이라고... -_-
포스팅 일수가 부족하다 보니 올려야할 꽃들이 너무 많이 밀리네요
그래서 이번 주말부터는 가능하면 주말에도 포스팅을 할까 합니다
그렇다고 댓글을 열어두자니 이웃님들께 미안해서 댓글은 잠구도록 하겠습니다
제 경우 출사를 가서 꽃을 만난다고 해도 안 찍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다른 곳에서 이미 찍어놨거나 외래종이나 귀화식물이거나
혹은 이건 찍어봤자 포스팅 할 기회가 없겠다 싶을 때지요
내가 아무리 조심을 한다고 해도
사진 한 장을 찍으면 그만큼 그 주변에 피해를 주게 됩니다
내 발에 밟히고 나랑 스치면서 줄기나 가지가 부러질 수도 있거든요
초보 시절엔 꽃만 보이면 인사불성으로 달려가 꽃 앞에 쪼그리고 앉아 죽기 살기로 찍었었지만
이제 어느 정도 짠밥이 쌓이다 보니 가능하면 조금이라도 덜 다가가려고 노력하게 되고
꽃이 많은 곳에선 한걸음이라도 덜 걸으려고 용을 씁니다
산에서 진사의 행동을 보면 대충 내공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오랜 세월을 사진을 했을지라도 산에서 작은 행동 하나에 내공이 나오거든요
일단 산에서 드러누워 사진을 찍는다... 그 사람은 초보 중에서도 상초보입니다
새끼손톱만한 꽃을 10미터 밖에서 찍는다... 초고수입니다
만약 야생화 사진을 하고 계시다면 냉정히 한번 돌이켜 보시기 바랍니다
풀 프레임 카메라에 100mm 기준 몇 미터 밖에서 찍으시는지
단돈 몇 푼이면 (국내업체가 만든 거 5만원이면 삽니다) 성능 좋은 앵글파인더를 살 수 있는데
그걸 안 사고 산에서 주변 식물 다 작살내며 드러누워 GR하는 진사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렇게 찍어야 마치 뭐 대단한 작품이라도 나오는 양...
이런저런 이유들로 인해 갈수록 꽃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 원인 중 상당 부분은 야생화 진사들의 책임인 거 솔직히 인정합니다
봄철 야생화야 사실 나물이나 약초 하는 사람들이 더 큰 원인 인 것 같구요
시간이 지날수록
제가 야생화를 한다는 게 슬며시 부끄럽고 창피해집니다
이 취미도 그만둬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자주 들구요
외국에선 어족자원 보호를 위해서 낚시면허제를 시행 중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야생화 보호를 위해서 야생화사진면허제를 도입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요
날라리 백수를 핑계로 나는 면허증 구입 안 하려구요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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