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초과 늘푸른 여러해살이풀 지네발란
바위나 나무에 붙어서 사는 착생난초입니다
제주도와 남부지방 몇 곳에 사는 아주 귀한 녀석입니다
전초의 생김새가 지네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얼핏 기생식물처럼 보이지만
스스로 광합성을 하는 어엿한 독립체입니다
지네발처럼 생긴 녹색이 잎이고 하얀색이 뿌리며 지네 몸통처럼 보이는 게 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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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음 줄기를 뚫고 꽃대가 솟는데
꽃은 흰색 바탕에 연한 홍색 혹은 분홍색이 돌며
크기는 어린아이 새끼손톱 정도로 작습니다
재작년 제주도 출사길에 엄청나게 많은 자생지를 만났으나
제가 만나기 며칠 전 지나간 태풍으로 인해 꽃이 다 떨어져 버려서 아쉬워했었는데
이번에 남부지방에서 상당히 많은 꽃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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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휴가 첫날 첫 출사지가 여기였습니다
수백km를 달려 겨우겨우 찾아갔는데 정작 가보니 이 지경이었습니다 (전남 진도라고 절대 말 못함)
순간 맥이 풀리고 눈앞이 캄캄 하더라구요
이보다 더 척박한 환경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열악한 환경이었습니다
땡볕이 내리쬐는 깎아지른 절벽에서도 굴하지 않고 살아가는 아이지만
못된 인간들의 노략질에는 속수무책이었나 봅니다...
어떤 연놈인진 모르겠으나
참 알뜰하게도 걷어갔더군요
그냥 두면 고운 꽃을 피워서 오가는 모든 사람들을 즐겁고 행복하게 해줄텐데...
그 못된 인간들 때문에 출사 일정이 완전 어긋나 버렸었습니다
부랴부랴 안테나 세워서 위에 올린 풍성한 지네발란 보러 다른 곳으로 일정에 없던 출사를 했거든요
그 바람에 시간이 늦어져 당초에 강원도 속초에 가서 자려던 게 전북 김제에서 잤습니다
그랬더니 전주에 사는 어떤 얼라가 연락 안 했다고 삐졌네요 ㅎ
전주랑 김제가 붙어있으니 본인 입장에선 그렇겠지만 내가 분명히 근처로 지나가도 마음으로만 안부 전한다고
출사 가는 날 포스팅에 미리 써놨었는데...
머스마가 그 깐 일로 삐지기 있기 음끼 -_-ㅋ
국가단위 멸종위기종 2급입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