海心 2011. 6. 27. 04:22

[팔공산 파계사의 쪽동백 - 2011 06 01]

바 람

海心 조영오

늙으니 어깨가 휘어지고

휘어진 어깨로 가슴에 골이 생기고

그 골에 세월의 앙금이 쌓인다

흐려진 눈으로 앙금을 볼 수 없으니

제 때 치우지 못한 앙금으로 정신은 굳어가고

마음은 옛날 어디쯤에 멈추어 섰다

비우랬다

앙금이 두꺼워 비울 수 없음에 구멍을 뚫었다

뚫린 구멍으로 함부로 바람이 분다